사랑하며 산다는 것 / 조 은 미 워낙 바쁘게도 살았지만 아기자기여자답게 집안을 꾸미고 가꾸고 하는 것에 별 취미가 없게 살아온 터라 크지는 않지만 앞마당 빈터에 제법 살림살이 알뜰히 하는 아낙이면 그렇게 놀리지 않을 빈 땅을 어머니 돌아가시고 근 10년은 돌아보지도 않다가 올해 무슨 마음으로 빈터를 가꿔볼 마음을 먹고 손바닥만 하지만 내 딴에는 힘들게 밭을 일구고 정성들여 모종을 심어 놓았다. 늦바람이 무섭다던가? 남들이 보면 장난감 같은 손바닥만 한 텃밭에 상추 ,쑥갓 ,치커리, 피망 ,고추, 호박 아는 채소는 몇 포기씩 다 심어놓고 이랑 몇 개는 들깨, 아욱씨도 뿌려 놓았다. 아침저녁 궁금하여 나와 보고 올적 갈 적 들여다본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하도 들여다봐서 어떤 놈이 얼마 만큼 자랐는지 눈 감고도 알만큼 눈에 선하다 첫사랑이라 정말 남다른 감회가 솟는 것 같다. 지나가다 보면 벌써 상추가 이들이들 윤이 나게 잘 가꿔 놓은 집들도 눈에 뜨인다. 아직 제대로 살는지 죽을는지 가늠도 못할 만큼 어리고 못난 내 새끼들! 그래도 난 내 텃밭의 그 녀석들이 더 사랑스럽고 애틋하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사랑을 먹고 크는 것은 매 한가지 인 것 같다. 내가 기르는 식물도 이렇게나 사랑스럽고 예쁘거늘 내속으로 낳고 기른 새끼는 더 말해 무얼 할까? 때로 온전히 짝사랑의 아픈 가슴이 되기도 하지만 사랑하며 살 가족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일이 벌써 어버이 날인가? 사위가 내일 바빠서 못 온다며 토요일이나 뵙겠다고 용돈을 부쳐왔다. 멀리 사는 며느리는 어버이날 꽃 배달을 시켰다며 용돈도 함께 부친단다. 모두 고맙고 감사하고 대견스럽다. 내 자식들의 어미이기도 하지만 내 부모의 자식이기도 한데.... 그러고 보니 나도 그분들의 영원한 짝사랑 이었던 것 같다. 서둘러 시장에 나가 예쁜 카네이션 꽃바구니 하나 사고 봉투에 용돈을 챙겨 전한다. 한집에 모시고 산다고 평소에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사랑하며 산다는 것! 남이 보기는 우습고 보잘 것 없지만 보고 또 봐도 보고 싶고 언제나 궁금하고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고 늘 가슴에 그리움 하나 안고 사는 그런 것 아닐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온양온천시장 상인회 온궁예술단 공연 (0) | 2013.09.06 |
---|---|
[스크랩] 7월 아산지구 월례회모습 (0) | 2013.07.22 |
[스크랩] 제52회 성웅이순신축제와 적십자아산지부 (0) | 2013.05.01 |
[스크랩] 이순신축제 박미현님 (0) | 2013.04.29 |
제52회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가수 박미현)!! (0) | 2013.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