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사랑해서 외로웠다

박미현 2010. 7. 18. 23:14

나는 외로웠다.

바람속에 온 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어야 눈을 뜬다.

 혼자 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할까.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이 정하 시집에서-

출처 : 오두물
글쓴이 : 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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