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여정 / 권태원
한 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적어도 하루에 세 번 이상은 감사하자고 한 해를 출발했는데 나는 아직까지도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들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지금 이 시간에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씀을 깊이 읽고 묵상하기로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다짐했는데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음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먼 길을 오직 당신과 함께 동행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살다 보면 아무리 슬픈 일이 있더라도
감사하자고 내 마음의 공책에 다시 쓰고
있지만 제대로 잘 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들만 적당히 하고 상대의
말은 소홀히 하는 나쁜 습관을 고쳐주십시오.
오늘 하루의 작은 여정 중에서 만나는 이들을
좀 더 사랑하는 일이 내가 성숙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오로지 침묵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고요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작은 일에
분노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을 당신의
뜻대로 살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말씀을
겸손하게 듣고 묵상하는 진실한 삶의 구도자로
나를 변화시켜 주십시오. 지금 나는 내 안의 나를
고요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만의
생각에 빠져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기도의
습관을 고치고 싶습니다. 당신과 참된 대화가
되지 못하고 독백으로 끝나는 시간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나의 어리석음과 잘못된 습관을
새해부터는 수정하고 싶습니다.
늘 평범하면서도 들꽃처럼 아름다운 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부터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나팔꽃처럼 피어나게
해 주십시오. 비록 삶의 고통 중에 있더라도
당신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도록 간절하게
기도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아직까지도
세상의 먼지가 끼어 사람과 세상을 바로 보지
못했음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남을 불평하기
전에 나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깨어있는 사람으로 바꾸어 주십시오.
세상을 원망하고 더 깊이 절망하기 전에
나를 비우고 더 낮게 낮게 살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나의 모든 것을 보살펴주시는
당신이여. '감사합니다' 라는 말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가족과
이웃에게 밝은 얼굴과 미소로 만나겠습니다.
'용서하십시오'라는 말로 당신의 은총 속에서
당신의 사랑을 이어가겠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내가 당신 안에 오래 오래 머물러야 비로소
실천할 수 있습니다. 눈물이 날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참으로 보잘 것 없고 한없이 작은 나를 당신
손에 맡깁니다. 당신이 내 곁에 계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운 당신이여, 내 영혼을
기쁘게 당신 손에 맡깁니다. 아름다움의 주인이신
당신이여. 온갖 사소한 근심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온
세상을 안겨 주십시오.
슈만 트로이메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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