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릇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본래 텅 빈 그릇이라 무엇이나 담을 수 있고
본래 꽉 찬 그릇이라
푹푹 퍼서 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이 그릇을 잘 사용하면
갖가지 맛 좋은 음식을 차려
원하는 이들의 마음의 배를 불릴 수 있습니다.
그들의 바람을 따라 불만족의 허기를
만족의 희열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그릇의 이름을
통(通)이라 하는데 막힘없이
담고 쓰고 할 때는 소통이라고 불리고
제대로 닦아 쓰지 못하거나
때와 장소를 가려서 쓰지 못하면
불통으로 불립니다.
그 불통 중에서도
유연성과 때깔이 가장 떨어지는 것을
고집불통(固執不通)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욕심과 분노,
고장 난 사고방식을 그릇 안에 가득 넣어
더 이상
다른 것을 담을 수 없도록 만든 경우입니다.
심지어 애착, 취착(죄를 짓고 잡힘),
밀착,집착의 접착제로 그것들을 무의식의
바닥 구석에 단단히 붙여 놓아
떼어내기 어려운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소통으로 볼 때는
우선 몸과 마음의 관계를 알고
사람과 사람의 어울림을 알고,
그리고 인간과 환경의 네트워크를
제대로 파악하여 온전히 담아낸 경우입니다.
가장 유명한 소통은
신통방통(神通方通)입니다.
존재와 존재를 이어 주는 마법 같은
소통의 능력인 신통(神通)과
그 능력을 모든 방향의 관계에 활용한
방통(方通)이 어우러져
최고의 소통 그릇이 빚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신통은 아니여도
방통이 아니여도
조금만 더
내 자신을 낮춘다면
통(通)할수 있습니다.
-대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