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15일 남한이 표준시로 사용하는 동경시 기준 0시 30분부터 '평양시'를 사용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남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로 15일 0시 정각에 0시를 알리는 시계 화면, 종소리와 함께 "평양시간과 더불어 주체조선의 위대한 역사는 주체혁명 위업 최후 승리를 향해 장엄히 흐를 것"이라고 방송했다.
그러면서 평양시 중심부인 중구역 대동문의 연광정에서 청색 저고리에 흰색 한복 바지를 입은 남성 2명이 평양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종을 치는 타종의식 장면, 선박과 기차가 뱃고동과 기적을 울리는 장면을 내보냈다.
북한은 그동안 새해 첫 시작에 맞춰 타종행사를 가졌으나 이날 평양시 사용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이례적으로 타종의식을 갖고 이를 조선중앙TV로 방영,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중앙TV는 "일제의 100년 죄악을 결산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제식민지 통치의 잔재를 흔적도 없이 청산하며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존함으로 빛나는 백두산 대국의 존엄과 위용을 영원토록 떨쳐나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평양시 사용으로 남북 간 30분의 시차가 생기면서 개성공단 출입경을 비롯해 남북 경제협력과 민간 차원의 교류에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7일 남북 간 개성공단 입경 시간을 두고 자존심 싸움이 벌어질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내주 월요일(17일) 개성공단 통행 계획과 관련, 기존 시간대별로 작성한 출입 통행 계획을 오늘 오전 북측에 전달했다"면서 "(북한이) 입경을 30분 늦추거나 아예 새로 써서 다시 승인을 받도록 해 시간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성공단 출입경은 남측이 북측에 통행 계획서를 전달하고 북측이 승인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정확한 시각에 도착하지 않으면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남북 군사 접촉 시 전통문의 시간 표기에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일제 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으나, 앞으로는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협력과 평화통일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하자 북한은 "용납 못할 정치적 도발"이라고 발끈하며 표준시 변경을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일 각종 매체와 과학자, 전문가, 주민들을 연일 내세워 표준시 변경의 당위성을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