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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식 교육"을 주목하는 이유(가수박미현)

박미현 2015. 7. 4. 21:10

 

기사승인 2015.07.03 00:33:24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참으로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감성을 키우고 소질과 능력을 계발해야 할 시기에 입시에 쫓겨 학습서를 짊어지고 학교, 학원, 과외 등을 전전하면서 황금기를 허비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떤 사회학자는 이런 우리 교육에 빗대 “진정한 교육은 뒤로 한 채 입시위주의 교육에 매몰된 결과가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이나 청소년들의 일탈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일갈한다. 얼마 전 발표된 청소년 행복지수에서는 수년째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조사돼 우리나라 교육의 부끄러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빛이 바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논리에 꿰맞춰져 교육정책이 조변석개하다보니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 찾기는 사라지고 입시 위주 교육과 학벌 중심의 사회,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경쟁사회 만을 태생시켰다. 또 교육의 중심축이자 수요자인 학생들의 사고와 행복권은 외면한 채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모든 정책이 추진되면서 교육현장은 파탄을 가져왔다. 이 모두 바른 인성을 심어주고 타고난 재능을 키워 행복한 삶을 영위토록 하는 교육의 본질을 도외시한 결과다. 교육 백년대계가 아닌 교육 권의지계(權宜之計)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궤도이탈된 우리의 교육 현실은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김지철식 교육’을 주목하게 한다. 지난해 충남교육 사상 첫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 교육감은 교육 주체인 학생을 교육의 중심에 세워 놓고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한다. 김지철식 교육은 본질적으로 교육의 중심은 학생이라는 게 핵심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의 중심인 학생이 먼저 행복해야 되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모든 정책과 행정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의 우리 교육정책을 감안한다면 학생을 중심에 놓는 접근방식은 발상의 전환이다. 0교시를 폐지해 학생들의 수면권을 보장해주고 학생들과의 집단소통을 통해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 등은 김지철식 교육의 단면이다. 공교육 모델을 만들기 위한 혁신학교 운영과 학교 서열화를 없애기 위한 고교평준화 확대, 성적표의 석차 표기 폐지, 질문이 있는 교실 만들기, 학교인권조례 제정 등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정책들이다.

 

하지만 입시위주 교육과 형식주의, 실적주의로 점철된 우리 교육 풍토에서 김지철식 교육이 성공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육감 한사람의 의지만으로 궤도 이탈된 우리 교육을 완전하게 정상화시키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진보성향의 김 교육감을 둘러싼 주변의 여건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논거를 들어 김지철식 교육이 미완성의 실험적 정책에 그칠 공산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돌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비록 김지철식 교육이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소외됐던 학생을 교육의 중심축에 세워놓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가 아름아름 충남교육에 확산되어 나간다면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그리 요원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남교육의 지휘봉을 잡은 김지철 교육감의 2년차가 시작됐다. 지난 1년간의 평가에서 충남도내 교사 70%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처럼 변화에 대한 교육현장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교육가족들도 김지철식 혁신이 우리 교육의 비정화의 정상화를 이루는 불씨가 되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김지철식 교육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석호:내포취재본부장님 기사를 옮겨왔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