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손잡고 걷고 싶습니다
봉숭아 꽃물이 자꾸 밀려 갑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일테지요
갈대가 하늘거리는 이 가을에
그대 손 잡고 걷고만 싶습니다
사랑 밟는 소리가
달그락 달그락
들립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가을엔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그대
얄밉도록 따뜻한 손길이 단풍
물들듯
그렇게 슬며시 다가와 자리 잡습니다
세상 살면서 행복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았다 해도
당신 손 잡고 가지 않는
길이라면
더욱 쓸쓸하고 외로워
오늘도 난
그대 손 잡고 심장까지 다 타버려
붉은 물 곱게들인 단풍나무 숲길을
걷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내 당신 무척 사랑 하나봅니다
ㅡ책속의한줄ㅡ